퇴근 후 집에 돌아오니 누전차단기가 내려가 있습니다.
다시 올리고 1분 후 철커덕 또 내려갑니다.
나는 올리고 차단기는 바로 내려갈 뿐이고..
나는 또 올리고 차단기는 또 내려갈 뿐이고....
10여분 지나고나니 금새 어두워지기 시작합니다.
왠지 불안합니다.
기계손 순오형제에게 전화를 했더니 수업중입니다;
지구 반대편에서 잠자고 있는 남자친구를 깨워서 물어볼 수도 없고;;
춥고 배도 고픈데 보일러도 작동하지 않고 밝힐 수 있는 것이라곤 핸드폰 불빛뿐..
다급한 마음에 주인아저씨께 전화를 했으나 잘 모르십니다;;;;
누전이 되고 있으니 일단 플러그를 다 뽑으라고 하십니다.
깜깜한 방에서 혼자 손으로 벽을 훓고 있으려니 좀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어렸을 때 집에 정전이 되면 플래쉬로 오빠와 장난치느라 신이났었는데 어찌 지금은 촛불 하나 없는지요.
정말 누전이 되고 있는걸까요. 3개뿐인 메인 플러그 다 뽑았는데도 계속 그러네요;
아... 대략난감.
순간 이 상황을 누구에게 말해야 할지 머리가 하얘집니다.
어둠 속에서 물방울 똑. 똑. 떨어지는 소리만 선명하게 들리니 소름이 돋아 더 있을 수가 없습니다.
일단 밖으로 나오긴 했는데 전기상가가 근처에 어디있더라? 본 적이 없는 건지 기억이 안나는 건지..
동네를 뒤져서 상가를 하나 발견했는데 이 분은 또 왜 모르시는걸까요... 헉
다른 상가 연락처를 주십니다- -;
전화해서 상황이 이러저러하다고 하니 오시겠다고 하십니다. 오~ 살았다!
그러나 천정을 뜯을 수도 있다고...ㅡㅁㅡ;
도착하실 때까지 20분이 걸리신다는데 오늘 저녁도 떡볶이와 함께~ 살짜쿵했습니다.
도착하신 기사님과 함께 사다리와 공구함 플래쉬와 전선뭉치와 처음 보는 기타 등등의 기구들을 들어봅니다.
헉.. 진짜 천정을 뜯으시려나봐ㅜㅜ;;
그러나
딱 보시더니 "차단기가 고장났네."
내겐 너무나 경쾌하게 들리는 외마디 '차단기가 고장났을 뿐이고~'
다행이다~ ㅠㅠ
드라이버로 휙휙 돌리시더니 순식간에 새 차단기를 달아주셨습니다.
순간 번쩍! 밝아진 세상.. +_+
비록 방안은 너저분(?) 했으나 오 하나님~ 감사합니다~
그런 방이라도 밝힐 수 있는 빛이 있으니 감사합니다!!
천정을 뜯지 않아도 되니 또 감사합니다~
몰랐던 것 하나 더 배우게 하심 감사합니다~
^^
(but, 기계치는 괴로워)
그것을 볼 줄 아는 사람이 전문가! 전문가는 답을 알고 있다...드라이버 하나로...
전화하지.... but 모든 것이 합력하여 선을 이루게 하심 감사...ㅎㅎㅎ
언제든지 달려가실텐데...
그 어둠속에서 떨고 있었다니 ㅜㅜㅜ
우리로 어둠 속에 거하도록 버려두지 않으시고
빛의 자리로 불러주신 하나님께 이순간 너무나 감사하네요. ^^
어릴적엔 가끔 정전이 되곤 했는데.. 커서는 거의 기억이 없어요. 그래서 고마운 빛을 당연시했나봐요. 생생한 감사를 느끼고자 지금 불을 모조리 끄고 써봅니다.
어휴 진짜 답답. 진짜 감사하네요. 감사 헤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