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성노트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20180413 QT)
2018-04-13

잠언 31장 10절 누가 현숙한 여인을 찾아 얻겠느냐 그의 값은 진주보다 더 하니라


경희와 결혼한 지 14년이다.

젊은 시절 예수님을 섬기다가 만나 주님을 섬기기 위해 결혼했다.

사역의 인격보다 결혼의 인격은 더 깊은 연합을 필요로 했다.

나의 미성숙과 경희의 연약함이 만나 갈등도 있었다.

다행히 사역에 바빠 신혼 초기에는 얼굴 볼 시간이 없었다.

QT 사역과 일대일 양육을 하였지만 정작 가장 가까운 동역자를 돌보거나 배려하지 않았다.

지성이의 어린시절에 대한 추억도 거의 없다.

지성이 곁에는 늘 경희가 있었다.

가끔 불만을 나타냈지만 경희는 묵묵히 감당했다.

서울에서 교회 사역을 하며 그나마 조금 여유가 있었지만 나는 여전했다.

다른 부목사님들은 가족을 위해 시간을 내었지만 나는 아이와 놀아주는 것이 서툴렀다.

심지어는 아이와 놀아주는 시간도 일종의 교육이라 생각했다.

한 번은 눈싸움을 하는데 이것도 훈련이다 생각했다. 지성이가 정통으로 맞았다.

아직도 지성이는 눈이 오는 날만 되면 아빠와의 끝나지 않는 전쟁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교회를 사임하고 회사에 들어가서 처음에는 가족과 산책시간을 가졌다. 작은 행복을 맛보았다. 그러나, 곧 일에 쫓겼고, 주일마다 수원으로 가면서 주중에는 다시 얼굴보기 힘들어졌다.

물근원을 다니며 가정예배를 드렸다.

일주일에 한 번 나타나는 아빠와 가정예배 드리는 것을 아이들은 불편해했다.

아내는 아이들과 나의 다리가 되어 주었다.

아이들을 설득하고 나에게 조언을 해주었다.

하나님의 은혜로 아내의 조언을 들을 귀가 생겼다.

조금씩 가정예배가 틀을 잡혀 갔다. 가정예배 중 하나님이 아이들과 나에게 말씀하셨다.

두 아이는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하나님 안에서 가족 구성원으로 각자의 역할을 이해했다.


그러면서, 나는 한동안 교회에서 자면서 새벽기도를 했다.

새벽 1~2시에 끝나는 일 때문에 새벽에 일어나는 것이 어려웠다.

올 해 초 40일 정도를 그렇게 기도하다가, 다시 퇴근 후 집에서 기도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바쁜 나를 위해 이불을 깔아주고, 아침을 준비해주었다.

한 동안 이불을 제대로 정리하지 않았는데, 작년부터 고쳤다.

설거지 하지 않고, 출근 시간 임박하게 일어나 안방 청소를 잊곤 한다. 그렇게 섬겨 준다.


결혼 초기 사역 후 집에 돌아오면 피곤한데도 습관처럼 스포츠 하이라이트를 챙겨봤다.

가끔 밤을 새서 영화를 보고 한 두시간 잠을 잔 후 출근하기도 했다.

그런데, 올 초부터 하나님의 은혜가 나를 변화시켰다는 것을 느꼈다.

완벽하지 않지만 성령님과 동행하는 것이 즐거웠다.

이동 중 설교를 듣고, 쉬는 시간 QT를 하고, 하나님이 시키는대로 기도한다.

금식기도를 말씀하시면 금식기도하고,

명단을 놓고 기도하라고 하시면 맥도날드에 들러서 기도제목을 읽으며 기도한다.

밤에 기도하라고 하시면 샤워한 후 이불을 절반만 깔고 기도제목을 펼쳐놓은 채 엎드린다.


경희는 힘든 일이 있어도 소리를 높이지 않는다.

오전 교회에서 혜정 집사와 함께 기도하는데 작년 하반기부터 크게 도움을 받았다.

중보기도는 역사한다.

아이들을 안아주고 격려해주며 규모있는 생활을 하도록 규율을 정한다.

집안을 항상 쾌적하게 유지하고 맛있는 음식으로 행복을 창조한다.

가끔 주변 사람을 위해서 나에게 기도를 부탁하는데 서로 도움을 주고 받는다.

서로 은혜 받은 설교나 찬양을 톡으로 공유해서인지 은혜로 하나가 된다.

나는 지키지 않으면서 경희에게 어려운 요구를 할 때도 있는데 겸손하게 노력해준다.

경희가 은혜 안에서 성장하는 모습은 나에게도 감동이 된다.


나, 경희, 지성, 인성.

이렇게 둘러 앉아 예배를 드리면 그냥 4명의 성도가 같은 집에서 신앙생활을 한다는 생각이 든다.

경희가 먼저 태어났고 내가 태어났다(경희가 4개월 누나다).

경희와 내가 만나 지성이와 인성이가 태어났는데, 하나님이 보내주신 동역자요 디모데들이다.

나를 세워 영적 질서를 잡아가지만, 경희가 없으면 기둥없는 집일 것이요,

지성이와 인성이가 없다면 미래가 없는 왕국일 것이다.

나를 선장으로 불러 주신 것같지만, 일등 항해사일 뿐이다.

실제 선장은 하나님이다.

우리 가족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다 알 길이 없다.

다만 그 뜻이 이뤄지기를 기도 한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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